Hawaii + ICC 영어캠프

하와이 여섯째날 - 시차 적응 완료

태후아빠 2019. 1. 19. 19:57

  이제 시차 적응은 거의 다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어제는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다. 아이들에게도 물었다. 녀석들도 아주 잘 잤다고 한다. ㅎㅎ 기특한 녀석들. 잘 하고 있어.

  아침에 등교하니 좋은 소식이 있었다. 어제 해파리에 쏘인 아이가 아주 멀쩡하게 등교를 했다는 것이었다. 정말 놀라웠다. 어제 아프다며 울던 아이가 아니었다. 양 볼과 귀, 뒷 목, 손가락까지 벌겋게 부어 올랐던 부위가 언제 그랬었냐는 듯 말짱해 보였다. 아이 엄마는 고맙다며 연거푸 인사를 하신다. 애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당연히 그렇게 했을 건데... 여튼 나도 너무 기뻤다. 속으로 어제 거기 따라가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10층에서 여유를 부리다가 88 슈퍼(이제는 이름이 돈키호테다)에 들렀다. 시차적응을 하니 아이들에게 뭔가 더 해주고 싶었다. 된장찌게, 카레(앗 돼지고기를 안샀다.). 닭도리탕은 무리 이려나? 가능하면 해보려고 한다. 인터넷에 수많은 친절한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맛있는 닭도리탕을 만들 수 있는지 자세이 설명해주니까 걱정이 없다. 그냥 해보는 거다. 아이들이 잘 먹어줄 거다.

  돈키호테는 꽤 큰 한인 마트다. 동양인 입맛에 잘 맛는 음식재료들과 가정용품, 약, 화장품, 전자제품... 왠만한 것들은 다 있다. 알라모아나 쇼핑 몰에도 큰 마트들이 있지만 자꾸 발걸음이 여기로 오게된다. 각종 야채와 과일, 쌀도 있다. 비땡고 사골곰탕도 보인다. 이정도면 내가 왜 그 많은 음식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는지 후회될 정도다.

  여튼 오늘도 주부 본능을 발휘하여 장을 봤다. 마늘, 파, 감자, 당근, 버섯, 두부, 식초(해파리 가시 퇴치용), 양파, 사과... 기분이 뿌듯해진다. 자꾸 이러면 안되는데...

    

  빨래를 돌리는 동안 마늘과 파는 정리해 놓았다. 요리할 때 시간 절약을 하려면 미리 해 놓아야 한다. 한번 더 뿌듯했다. 점심을 대충 먹어도 배가 부르다. 감자와 양파는 다음에 정리하기로 하고 빨래를 건조하러 갔다. 책들고 ^^

   

  조용히 빨래를 개고 있는데 밖에서 들리는 차소리 사람소리가 마치 백색 노이즈 처럼 들렸다. 고즈넉한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 느껴졌다. 베란다 문을 통해 부는 시원한 바람 덕에, 어디 산속에서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게 소확행 아닐까 생각했다. 복잡하게 살아도 한세상, 단순하게 살아도 한세상인데 왜 나는 복잡한 곳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 은퇴하면(멋지게 은퇴할 수 있으려나? 강퇴 당하는 건 아닐까?) 여기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주말에는 하와이 동쪽을 돌아야 한다. 우선 Makapu'u Point Lighthouse에 들렸다가 점심을 먹고 Kualoa Ranch에 방문할 예정이다. 그 다음은 Polynesian Cultural Center, 그리고 마지막으로 Shrimp Truck. 버스를 탈 수 없어 렌트를 했다. 2일 동안 $200.5. 싼 가격은 아니지만 이때 아니면 언제 가보랴! 구글 지도를 다운 받고, 물을 얼리고 배터리 충전하고... 준비할 것들을 하나 둘 적어봤다. 잊어버리면 안돼~~!

  집안 정리를 마무리 하고 아이들을 데려왔다. 오늘 용돈을 주는 날이라 돈키호테에 들렀다. 아이들은 간식, 나는 손톱깎이와 트럼프 카드를 샀다. 집에 와서 밥을 먹고나니 아이들이 오늘 배운 마술을 알려준단다. 둘이서 속닥속닥 하더니 잘 보라며 마술을 한다. 녀석을 귀여워~!

  얘들아 내일을 기대해라. 우리 같이 하와이.. 아니 오하우 섬 일주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