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주가 되었다. 주말에 신나게 놀아서인지 아침부터 학교가기 싫다고 했다. 딱봐도 월요병이었다. 한국에서 올 때 이놈의 월요병도 챙겨 왔던 모양이었다. 학교 안가고 놀러 가잔다. 하지만 안될 말. 오늘도 신나게 영어 공부하고 액티비티도 신나게 해야지~ 영어로 말하면서 ㅋㅋㅋ. 재미있게 수업하고 놀다 보면 월요병 없어질거야.
아침 일찍 렌터카를 반납하고 아이들을 데려다 줬다. 역시 ICC 10층에서 공부 혹은 블로그에 글을 작성 했다. 주말에 아이들하고 하루종일 붙어있다보니 짬 내기가 어려웠다. 아이들 잠을 재워 놓고 틈틈이 쓰기는 했지만 밀렸다. 글 쓰려고 온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있는 가족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적는다. ㅎㅎ 그리고, 적다 보니 재미있다.
어제까지 거의 100만원 정도 쓴거 같다. 장기간 사용할 물품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절약 해야겠다. 오늘은 물만 사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와 청소, 설겆이, 빨래... 그리고 독서(유시민 작가님의 '역사의 역사')를 하고 조깅도 했다. 한 치라도 아깝게 쓰는 시간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간도 절약하고 있다.
시간이 다 되어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오늘은 Alamoana 쇼핑 센터에 있는 서점(Barnes & Noble)에 들르기로 했다. 용제의 요청이었다. 아이들을 서점에 어찌 데려가야 할지 걱정 했는데 용제가 선수를 쳐줬다. 쌩유
태후는 무조건 직진. 여기 저기 쳐다보며 자기가 알고 있는 것들을 집적대고 있었다. 아빠 이거봐. 이건 뭐야? 아빠 이거 알아? 이게 뭐냐면... 막 흥분하며 설명하기도 했다. 여기저기 쑤시고 다녔다. 용제는 처음부터 목표가 있었다. 해리 포터였다. 초판본을 사고 싶어 했지만 그게 있을 리는 없었다. 있을 만한 곳을 다 찾았지만 해리 포터는 나타나지 않았다. 용제의 눈에 실망이 어른거렸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점원에게 문의했다. 점원을 따라간 곳에는 한 테이블 전체가 해리 포터 책이었다. 마법사 학교에서 기숙사를 정해주는 모자도 보였다. 용제를 찾았다. 그리고 헤리 포터 테이블 앞으로 데려왔다. 용제의 눈이 반짝 빛났다. 한권 골라보라고 했다. 이 책, 저 책을 살펴보는 용제의 얼굴이 밝지만은 않았다. 가만히 보니 책 가격이 엄청나게 비샀다. 너무 비싸네요... 내가 봐도 너무 비싸긴 했다. 하지만 용제 생애의 첫 외국 직구 서적이고 용제가 그리도 좋아하는 헤리 포터 책이니 얼마든 사주고 싶었다. 요즘 애들 말로 소장각. 결국 '마법사의 돌'을 골랐다. 용제는 좋아 했다. 집에 가서 사전 찾으면서 읽어봐야 겠다고 말했다.
태후는 별로 사고 싶은 생각은 없는 거 같았다. 그러다 자기가 좋아 하는 스파이더맨 만화책을 보았고 그걸 사 달라고 했다. 그리고 해리 포터 카드 게임도...(원카드를 할 수 있는 일반카드가 아니라 구매 안함). 아... 태후가 좋아하는 것을 추천하면 태후도 영어책을 사기는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마블 코믹북 구역으로 인도 했다. 태후가 고른 것은 역시 아이언 맨. 태후도 흡족해 했다. 녀석들... 집에 와서 책을 열어본다. ㅋㅋㅋ 내용은 알고 보는거니? 엇 그러고 보니 오늘도 절약은 물건너 갔다. 지름신이여~! 내게서 나가시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이 나에게 물었다. 오늘 저녁은 뭐야? 방금 전까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지? 일단 하기로 했던 된장 찌게 라고 말 해줬다.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인터넷을 검색해 된장찌게 끓이는 법을 찾았다. 몇가지 재료가 없지만 그냥 해볼 만 했다. 호박이 없다고 하니 태후가 그냥 먹자고 했다.
오늘의 요리는 된장 찌게.
우선 재료들을 모두 손질해 놓았다. 감자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두고, 양파 껍질도 벗기고 역시 잘라 두었다. 팽이 버섯과 송이 버섯, 그리고 마늘까지 준비 했다. 마늘은 빻아야 하는데 도구가 없어 그낭 잘게 썰었다. 그리고 두부도 이쁘게 썰어 놓았다.
준비 해놓고 보니 양이 너무 많아 보였다. 지금 쓰고있는 냄비로는 끓어 넘칠게 분명했다. 싱크대 서랍을 뒤지다 보니 뭔가 여명이 비치는 것 같았다. 바로 찜기였다. 찜기가 있을 줄이야 ㅋㅋㅋ 이거면 됐어.
화력이 걱정인데, 일단 물을 끓여보기로 했다. 음... 예상대로 물이 끓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물이 슬슬 끓을 때 쯤 감자 부터 투척. 다시 끓기를 기다렸다가 버섯을 넣었다. 그리고 또 잠시 기다렸다가 양파와 요리수. 또 잠시 후 된장을 풀었다. 끓어서 쫄아들 것을 생각하며 약간 싱겁게 했다. 이 상태로 꽤 오랫동안 끓이다가 파, 마늘, 팽이 버섯 그리고 두부까지 넣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뚜껑을 덮었다. 맛있어야 할 텐데... 된장 찌게가 끓는 동안, 반찬을 담고 햄을 부쳤다. 엇 그제 돈키호테에서 시식하며 샀던 그 햄이다.
이제 밥상을 차릴 차례. 시험대에 오르는 나의 세번째 요리(첫번째는 김치 찌게, 두번 째는 스테이크).
또 조심스럽게 물었다. 맛이 어때? 엄청 맛있어. 여기와서 먹은 음식 중 일등이야. 밥을 두 그릇씩 먹었다. 밥을 다 먹고도 된장찌게를 더 달라고 했다. 국물이 맛있단다.
캬~~~ 기분 좋다. 이 맛에 요리한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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