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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먹고 학교(ICC school)에 간다.   

    

  이렇게 버스를 타고 간다.

  오전 수업 받고 점심 먹고 오후에는 Activity. 학교 다닐때와 다름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래도 재미있나 보다. 가끔 자기들끼리 영어로 얘기도 해본다. 물론 자기들이 아는 단어 선에서... 용제는 영어 학원에 다녀서 그런지 많은 영어 단어들을 술술 얘기한다. 태후는 말하다가 멈추었다가를 반복한다. 단어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럴 땐 뭐라고해? 저럴 땐 뭐라고해? 영어에 대한 질문이 많아졌다. 내가 실력이 딸릴 정도다. 여기까지만 해도 일단 이번 하와이행은 성공인거 같다.

  선생님들에게 물어봤다. 태후는 책임감이 강하고 반 친구들(태후보다 어린 친구들이 많다)을 잘 돌봐준단다. 용제는 스마트하고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나중에는 영어로된 책을 읽게될 거라고 한다. 여기서도 칭찬 받고 잘하고 있는 아이들이 자랑스럽니다.

  수업이 끝나고 나면 용돈을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5불을 주고 매일 아침 부족한 만큼 채워서 5불을 만들어주려고 했다. 그런데 인석들이 '어차피 채워줄거면 다 써버리자'는 식이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바로 전략을 바꿔 이틀에 5불을 주기로 했다. 거덜날 뻔 했다. 이틀에 한 번씩, 아이들은 잊지않고 $5을 달라고 한다. 웃음이 난다. 그래 내가 너희에게 약속한 너희의 권리다. 기죽지 말고 달라고 해라.

    

  $5을 받으면 바로 슈퍼로 달려가 가격표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을 계산하며 물건을 고른다. 내가 이거 살테니 너는 저거 사라며 서로 상의 하기도 하고 저건 다음 용돈 받을 때 사야겠다고 하기도 한다. 계산대에서 돈을 받고 영수증 받는 것도 직접 한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여간 재미있는게 아니다. 웃기지만 참아본다.

  집에 오면 부엌 뒤 작은 배란다에서 사들고 온 과자와 함께 책을 읽는다.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아이들은 이렇게 거의 완벽히 적응한거 같다. 나는 아직 1단계지만...

  이번 주말에는 Kualoa Ranch(쥬라기 공원, 콩 촬영지)에 가서 신나게 놀아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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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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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에 5번 정도는 깬거 같다. 용제도 깨고 나도 깨고... 태후만 잘 자는거 같다. 태후란 녀석.... 넌 누구니?

  시끄럽게 알람이 울렸다. 반쯤 눈이 떠 졌는데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태후 폰, 용제 폰, 그리고 내 폰 이렇게 세대가 번갈아가며 한 30번 쯤은 울린거 같다. 태후 폰은 끝까지 울린다. 태후 폰을 열어보니 알람이 거의 15번 정도 예약되어 있다. 태후야~~! 너 정말 누구니?

  오늘 아침 식사는 전부 다 미국 재료로 해봤다. 계란 토스트. 어제 Alamoana 쇼핑 몰 안에 있는 Foodland에서 사들고 온 빵, 엇그제 Food Pantry에서 사온 달걀, 그리고 숙소에서 제공해준 올리브 오일로 토스트를 만들었다. 아이들도 맘에 들어했다. 한국에서 먹던 빵처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먹을만 하다고 했다. 아... 우유도 미국에서 산 것.

  양치하고 옷 입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버스가 늦게 왔다. 이럴 수가 시간은 자꾸 가는데~~ 아이들은 왜 안오냐고 그러는데~~ 지각이었다. 하와이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와 달리 노약자 배려가 철저하다. 어르신이 타면 자리를 잡고 앉으실 때까지 출발하지 않는다.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도 없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타는 분이 있으면 버스기사가 내려가서 도와준다. 버스 안에 지정석이 있어 그 자리에 있던 의자를 접어 자리를 마련하고 휠체어가 자리를 잡을 때 까지 버스기사가 도와준다. 이러니 지연은 자연스러운 일. 우리가 타야 할 버스도 역시 지연되어 두 대가 한 번에 왔다. 그렇다고 뒷차가 앞차를 추월해 가지도 않는다. 이렇게 노약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역시 선진국 답다.

  10~20분 정도 늦는다고 전화 하고 아이들을 안심 시켰다. 내일은 좀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겠다.

  집에 돌아와 설겆이, 청소, 그리고 오늘 가야할 다이아몬드 헤드 가는 방법을 찾았다. 역시 구글은 신이다. 맵에 정보가 다 있어서 초행길도 전문가 처럼 갈 수 있다. 내친 김에 다른 여행지도 있는지 찾아봤다. 하나 추가된 여행지 버킷 리스트는 Kualoa Ranch. 영화, 쥬라기 공원과 콩의 촬영지다. 기본 상품이 $45 정도 하는데 90분간 트레킹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남동쪽을 돌 때, 꼭 들러야 겠다.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졸리기 시작했다. 엇.. 졸릴 시간이 아닌데...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시차적응 중이란 것을... 어제 밤에 자꾸 깬 것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던 것도 내가 시차 적응 중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잠들면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에 옷을 갈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인천 공항에서 큰 맘 먹고 산 아땡다스 썬글라스를 끼고 좌깅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하는거니까 가볍게 30분 정도만 뛰다 걷다 했다. 중간에 사진도 한 컷. 시차 적응 하자. 화이팅~!

      

  다이아몬드 헤드에 가려면 물과 간식이 있어야 했다. ICC 근처 88 수퍼(한인마켓)에 들렀다. 시간은 칼 같이 맞았다. 물건 사고 ICC 도착하니 3시 57분. 선생님들께 인사하고 다이아몬드 헤드로 가는 9번 버스에 탔다. 거기서 일몰을 보며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니 나도 신났다.

  그런데... 가는 버스안에서 입장 시간을 검색해 봤다. 앗불싸! 4시 30분이 마지막 입장이다. 이를 어쩌나.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의외로 쿨하게 집으로 가잔다. 피곤한데 잘 되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여튼 중간에 버스에서 내렸다. 여기가 어디지? 다시 구글 신에게 도움을 요청 했다. 음... 걸어서 38 분...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이번에도 쿨하게 걸어 가자고 했다. 인석들 점심에 뭘 잘 못 먹었나?

  끝말 잇기를 하며 걷기 시작했다. 니들이 신난다면 나도 괜찮다. 실은 나도 걷는거 좋아한다. ㅋㅋㅋ 

  한참을 걷고 있는데 용제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했다. 참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참을 수 있다고 했다. 얼굴은 못참겠다는 표정이었다. 용제가 말을 잘 듣고 착해서 급하다는 말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행이 근처에 스땡벅스가 있어서 화장실을 쓰기로 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안 가는 스땡벅스에서 호사를 누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바닐라 프라프치노(카페인이 없어 아이들이 먹어도 됨. 몸무게에는 도움 안됨)를 주문했다. 살짝 더워지려고 했는데 시원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책벌레 용제는 슬쩍 책을 꺼내 보고 있었다. 태후도 따라서 관광책자를 보고 있었다.

    

  걸어서 집에 오는 것은 포기하고 13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니 금방 도착했다. 이제 저녁 먹을 시간. 오늘은 참치찌게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사온 비땡고 김치를 올리브 오일에 살짝 볶아주고 물을 붓고 끓이다가 고추참치 투척. 제법 그럴싸하게 보글보글 끓었다. 아이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요리. 약간 긴장 되었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맛이 어때?'

  음... 게임할 때 열번 시도해서 2,3번 정도 나오는 아이템 맛 이란다. 맛있다는 건가? 음... 맛이 없지는 않은가 보다.

   

  그래도 잘 먹어줘서 고맙다 얘들아~~!

  오늘도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마무리 된다. 내일도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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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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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ICC 에 첫 등교하는 날이다.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미역국에 간단히 밥을 먹고 씻기고 입히고... 정작 내 준비가 늦어졌다.

아이들의 핀잔을 들으며 땀나게 준비하고, 예상보다 조금 늦게 8시 20분에 집을 나섰다. 8시 30분까지 오라고 했지만 개별 인터뷰를 하기 때문에 조금은 늦어도 된다. 8시 45분에는 부모 오리엔테이션이 있으니 그때까지는 도착할 수 있다.

어제 ABC store 에서 사둔 버스패스(1월권)를 사용했다. 그냥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편리하기도 하고 저렴 하기도 하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1월 권 이기 때문에 1월에만 사용 가능하다. 2월에는 새로 사야한다. 그래도 버스 타는 회수를 계산해보면 70불이라는 가격이 아깝지는 않다. 어른은 2.75 불 아이들은 1.25불. 1개월 권을 사면 해당 월에는 무제한.

학교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고 레벨테스트 후에 반을 배정 받았다. 그동안 부모들은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했다.

......

사실 내가 기대한 것은 다국적 클래스였다. 그런데 대부분이 한국사람 그리고 일본사람 몇... 다른 나라와 한국이 방학기간이 달라서 겨울에는 한국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건 약간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외국인 친구들이 많을거라 예상을 했는데... 하지만 약간 불안해 하던 아이들에게는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말도 할 수 없어 멘붕이 오면 교육이고 뭐고 그냥 집에 가고 싶겠지. 여하튼 수업에서는 한국말 금지라 하니 좋은 경험이 되리라 예상아니 소망해 본다. 

다시 돌아와 설겆이, 빨래, 청소하고 하와이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봤다. 우선 마트. 미국 산호세에 갔을 때  Safeway가 좋았었는데 여기도 있다. 어제 들렀던 Food Pantry도 괜찮고 한인 수퍼마켓 몇 곳도 찾았다. Mitsuwa Marketplace, Palama Supermarket. 구글 지도에 저장하고 꼭 한번씩 들러보기로 했다.

선불 심카드를 구입하려고 Verizon 매장을 들렀다. 보조로 가져간 갤럭시 A8에 장착하려고 했는데, 앗불싸 테더링이 되지 않는단다. 그럼 선불 심카드를 사는 의미가 없다. 매장 직원은 MHS(Mobile Hot Spot)을 권하는데 기기값 50불을 내고 구입해야한단다. 매번 미국 올 때마다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출장에는 회사에서 주는 hot spot 을 사용하면 되니까 개인적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 난감하다. 일단 로밍을 더 사용하면서 생각해봐야겠다.  

이렇게 어영부영 하다보니 벌써 아이들 데려갈 시간(오후 3시 반)이 다 되었다. 첫날 수업이 어땠는지 궁금했다. ICC 건물 16층에 도착해서 아이들 수업이 끝나길 기다렸다. 잠시 후 아이들이 나왔고 수업이 어땠냐고 물었다. 태후는 재미있었다고 했다. 용제는 보통. 너무 많이 물으면 부담이 될 까봐 점심에는 뭐 먹었는지와 선생님 이름 정도 물어봤다. 아침 9시 부터 4시까지, 한국 학교로 따지면 7교시 수업을 한 건데 부담을 주긴 싫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Alamoana 쇼핑센터를 찾았다. 간단한 간식거리와 아이들 버스패스를 샀다. ABC store에서는 성인 패스만 팔기 때문에 Alamoana 쇼핑센터에 있는 Foodland를 찾아가야 했다. 두개에 70불 어른의 절반 값이다. 잃어버릴까 걱정되어 버스타기 전에 주고 다시 회수 했다.

 

아이들이 오늘은 라면을 끓여먹자고 했다. 뭔가 매콤한게 땡기는 걸까? 이제 겨우 11살이 되지만 한국인 입맛이 제대로 박힌 걸까?라면을 먹는 내내 맛있다를 연발했다.

하와이에서 둘째날이 이렇게 지나갔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나는 집에서.

아이들도 나도 빨리빨리 익숙해졌으면 좋겠다. 잘 될거야

아이들이 내일은 다이아몬드 헤드(트레킹)에 가지고 한다. 진심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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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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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 비행기라 토요일에 열심히 준비하면 될거라 예상한 내가 바보였다는 걸 알게 되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회사일로 바빠서 출발 전 주에 저녁마다 준비하며 리스트를 작성했지만 뭔가 허전하고, 빠진것 같은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리고 시간은 왜 이리도 빨리 흘러가는지... 혼자였거나 젊었다면 그냥 부딪히면서 살면 되지만, 아이 둘에 늦은 나이...

  출국을 위해 공항가는 내내 긴장되고 떨리기까지 했다. 반면, 아이들은 신이났다.  용제 아빠가 픽업을 해주어서 편하게 이동했지만 마음은 계속 불안했다.

드디어 하와이. 입국 절차를 마치고 입국장을 나섰다. 이제 숙소로 이동해 하는데 인터넷 망이 잘 안잡혔다. 로밍이 잘 안되는경우 가 있지만 여긴 공항인데... 도심이 아니라 그런가? 안테나가 잘 터지는 위치를 찾아 다니며 우버를 불러 숙소로 이동. 와이키키에 있는 숙소까지 약 44불, 멀지 않아 다행이다.

  숙소에서 방 주인을 만나 이것 저것 안내 받고 방값도 지불했다. 방이 맘에 든다며 신난 아이들과는 달리 난 걱정이 앞섰다. 앞으로 여기서 살아야 할 21일이 행복해야할 텐데...

  짐정리를 하고 피곤한 몸을 잠시 뉘었다. 아이들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1시간 반 정도 취침시간을 갖기로 했다. 단잠을 자고난 후 바로 와이키키 해변으로... 아이들이 신나하는 걸 보니 내 마음도 신이난다. 까짓거 안되는게 뭐 있겠나 싶다. 어려운건 있어도 안되는건 없겠지.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그래 한번 신나게 해보자. 마음을 다잡고나니 한결 편해졌다.

      

  집에 돌아와 샤워 후에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국제시장을 돌아봤다. 전에 왔을 때는 예쁘고 작은 가게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쇼핑몰처럼 꾸며져있다. 세월이 많이 지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 티켓 1개월권을 사고 내일 아침 식사용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다. 이렇게 하와이에서의 첫날이 마무리 되었다.

  내일은 ICC 수업 첫날. 긴장되지만 기대된다. 아이들은 얼마나 긴장되고 기대하고 있을지. 자기전에 간단하게 영어 수업을 해봤다. 아이들이 해달라고 졸라서 30분 정도 했던거 같다. 내가 영어 선생도 아닌데... 아이들도 약간 긴장한게 분명했다. 수업에서 잘하고 싶었나 보다. 아이들에게는 내가 버팀목이니까. 원하면 언제든지 ㅎㅎㅎ 없는 실력이지만 고고.

이제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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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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