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5번 정도는 깬거 같다. 용제도 깨고 나도 깨고... 태후만 잘 자는거 같다. 태후란 녀석.... 넌 누구니?
시끄럽게 알람이 울렸다. 반쯤 눈이 떠 졌는데 더 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태후 폰, 용제 폰, 그리고 내 폰 이렇게 세대가 번갈아가며 한 30번 쯤은 울린거 같다. 태후 폰은 끝까지 울린다. 태후 폰을 열어보니 알람이 거의 15번 정도 예약되어 있다. 태후야~~! 너 정말 누구니?
오늘 아침 식사는 전부 다 미국 재료로 해봤다. 계란 토스트. 어제 Alamoana 쇼핑 몰 안에 있는 Foodland에서 사들고 온 빵, 엇그제 Food Pantry에서 사온 달걀, 그리고 숙소에서 제공해준 올리브 오일로 토스트를 만들었다. 아이들도 맘에 들어했다. 한국에서 먹던 빵처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먹을만 하다고 했다. 아... 우유도 미국에서 산 것.
양치하고 옷 입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버스가 늦게 왔다. 이럴 수가 시간은 자꾸 가는데~~ 아이들은 왜 안오냐고 그러는데~~ 지각이었다. 하와이 버스는 우리나라 버스와 달리 노약자 배려가 철저하다. 어르신이 타면 자리를 잡고 앉으실 때까지 출발하지 않는다.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도 없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타는 분이 있으면 버스기사가 내려가서 도와준다. 버스 안에 지정석이 있어 그 자리에 있던 의자를 접어 자리를 마련하고 휠체어가 자리를 잡을 때 까지 버스기사가 도와준다. 이러니 지연은 자연스러운 일. 우리가 타야 할 버스도 역시 지연되어 두 대가 한 번에 왔다. 그렇다고 뒷차가 앞차를 추월해 가지도 않는다. 이렇게 노약자를 배려하는 모습이 역시 선진국 답다.
10~20분 정도 늦는다고 전화 하고 아이들을 안심 시켰다. 내일은 좀더 일찍 일어나서 준비해야겠다.
집에 돌아와 설겆이, 청소, 그리고 오늘 가야할 다이아몬드 헤드 가는 방법을 찾았다. 역시 구글은 신이다. 맵에 정보가 다 있어서 초행길도 전문가 처럼 갈 수 있다. 내친 김에 다른 여행지도 있는지 찾아봤다. 하나 추가된 여행지 버킷 리스트는 Kualoa Ranch. 영화, 쥬라기 공원과 콩의 촬영지다. 기본 상품이 $45 정도 하는데 90분간 트레킹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남동쪽을 돌 때, 꼭 들러야 겠다.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졸리기 시작했다. 엇.. 졸릴 시간이 아닌데...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시차적응 중이란 것을... 어제 밤에 자꾸 깬 것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던 것도 내가 시차 적응 중이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잠들면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에 옷을 갈아 입고 밖으로 나갔다. 인천 공항에서 큰 맘 먹고 산 아땡다스 썬글라스를 끼고 좌깅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하는거니까 가볍게 30분 정도만 뛰다 걷다 했다. 중간에 사진도 한 컷. 시차 적응 하자. 화이팅~!
다이아몬드 헤드에 가려면 물과 간식이 있어야 했다. ICC 근처 88 수퍼(한인마켓)에 들렀다. 시간은 칼 같이 맞았다. 물건 사고 ICC 도착하니 3시 57분. 선생님들께 인사하고 다이아몬드 헤드로 가는 9번 버스에 탔다. 거기서 일몰을 보며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니 나도 신났다.
그런데... 가는 버스안에서 입장 시간을 검색해 봤다. 앗불싸! 4시 30분이 마지막 입장이다. 이를 어쩌나.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의외로 쿨하게 집으로 가잔다. 피곤한데 잘 되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여튼 중간에 버스에서 내렸다. 여기가 어디지? 다시 구글 신에게 도움을 요청 했다. 음... 걸어서 38 분...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이번에도 쿨하게 걸어 가자고 했다. 인석들 점심에 뭘 잘 못 먹었나?
끝말 잇기를 하며 걷기 시작했다. 니들이 신난다면 나도 괜찮다. 실은 나도 걷는거 좋아한다. ㅋㅋㅋ
한참을 걷고 있는데 용제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했다. 참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참을 수 있다고 했다. 얼굴은 못참겠다는 표정이었다. 용제가 말을 잘 듣고 착해서 급하다는 말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행이 근처에 스땡벅스가 있어서 화장실을 쓰기로 했다. 덕분에 한국에서도 안 가는 스땡벅스에서 호사를 누렸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바닐라 프라프치노(카페인이 없어 아이들이 먹어도 됨. 몸무게에는 도움 안됨)를 주문했다. 살짝 더워지려고 했는데 시원하게 음료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책벌레 용제는 슬쩍 책을 꺼내 보고 있었다. 태후도 따라서 관광책자를 보고 있었다.
걸어서 집에 오는 것은 포기하고 13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니 금방 도착했다. 이제 저녁 먹을 시간. 오늘은 참치찌게에 도전했다. 한국에서 사온 비땡고 김치를 올리브 오일에 살짝 볶아주고 물을 붓고 끓이다가 고추참치 투척. 제법 그럴싸하게 보글보글 끓었다. 아이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요리. 약간 긴장 되었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맛이 어때?'
음... 게임할 때 열번 시도해서 2,3번 정도 나오는 아이템 맛 이란다. 맛있다는 건가? 음... 맛이 없지는 않은가 보다.
그래도 잘 먹어줘서 고맙다 얘들아~~!
오늘도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마무리 된다. 내일도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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